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서 언급한 Recursion Theorem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. 여기서 말하는 recursion theorem은 정수론에서 말하는 Recursion Theorem을 더 확장한 것으로, 어떤 시작점들에서의 함숫값이 정해져 있고, 다른 함숫값을 결정하는 재귀적인 규칙들이 있다면, 해당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함수가 언제나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정리이다. 이렇게 말로만 설명하면 뭔가 헷갈리고 어려울 수 있으니 보다 수학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명확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. 다음 정리를 보자.
Theorem 1. Recursion Theorem
가 의 부분집합 로부터 두 함수 와 에 의해 freely generated되었다고 하자. 추가로 집합 와 함수 , , 가 주어졌다고 하자. 그러면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 가 유일하게 존재한다. 1) 임의의 에 대하여 2) 임의의 에 대하여 3) 임의의 에 대하여 |
Proof.
증명을 하기에 앞서, 한 가지 개념을 먼저 정의하고 시작하자.
만약 어떤 함수 가 아래의 세 가지 조건 1'), 2'), 3')을 모두 만족할 때 이를 acceptable하다고 부르기로 하자. 물론, 이때 는 의 부분집합이며 는 의 부분집합이 될 것이다.
1') 임의의 에 대하여
2') 임의의 에 대하여
3') 임의의 에 대하여
이제 acceptable한 모든 함수의 집합을 라고 하고, 를 정의하자.
만약 가 함수이고 가 acceptable하며 의 정의역이 라면 우리는 정리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함수의 존재성을 보이게 된다. 거기에 추가로 이러한 함수가 유일함을 보인다면 우리는 정리를 증명하게 될 것이다.
그러니 먼저 가 함수임을 보이도록 하자. 먼저, 집합 를 인 가 최대 한 개 존재하도록 하는 모든 의 집합이라고 정의하자. 만약 가 귀납적이라면 이 글의 Theorem 2에 의해 임이 보장되며, 이는 곧 가 함수임을 의미한다. 따라서 우리는 가 귀납적이라는 것을 보일 것이다.
일단 에 대해 생각하자. 만약 어떤 두 개의 acceptable한 함수 와 가 를 원소로 하는 정의역을 가진다고 하자. 그러면 와 모두 조건 1')을 만족하므로 이다. 따라서 의 정의에 의해 인 가 아무리 많아봐야 한 개임을 알 수 있으며, 이로 인해 임을 알 수 있다. 즉, 는 함수이다.
이제 가 acceptable하다는 것을 보이자. 이므로 의 정의에 의해 의 정의역은 의 부분집합이며, 의 치역 역시 의 부분집합이다. 이 사실을 기억해두자.
먼저, 가 조건 1')을 만족한다는 것은 위의 논의로부터 자명하다.
이제 조건 2')에 대해 생각해보자. 어떤 에 대해 가 의 정의역의 원소라고 가정하자. 그러면 의 정의에 의해 어떤 acceptable한 함수 에 대해 가 의 정의역의 원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, 가 acceptable하므로 조건 2')에 의해 이다. 이때, 의 정의에 의해 이고, , 이므로 임을 알 수 있다. 따라서 는 조건 2')을 만족하며, 비슷한 방법을 통해 가 조건 3')을 만족하는 것을 보일 수 있다.
따라서 는 조건 1'), 2'), 3')을 모두 만족하며, 이로부터 는 acceptable한 함수임을 알 수 있다.
이제 의 정의역이 라는 것을 보이자. 만약 의 정의역이 귀납적이라면, 이 글의 Theorem 2에 의해 의 정의역이 임이 보장되므로 의 정의역이 귀납적이라는 것을 보이자.
먼저 인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자. 그러면 의 정의역이 이므로 함수 를 생각할 수 있다. 만약 이렇게 정의된 함수 가 acceptable하다면 가 의 정의역의 부분집합이 됨은 자명하다. 먼저 조건 1')을 살펴보자. 함수 의 정의에 의해 이고, 의 정의역과 의 교집합은 이므로 함수 는 조건 1')을 만족한다. 정리의 조건에서 가 로부터 두 함수 에 의해 freely generated되었다고 하였으므로 그 어떤 에 대해서도 와 는 의 원소가 될 수 없으며, 따라서 조건 2')와 조건 3')은 공허하게 참이다. 따라서 함수 는 acceptable하며, 이로 인해 는 의 정의역의 부분집합이 된다.
이제 와 가 모두 의 정의역의 원소라고 하자. 이제 귀류법을 사용하여 역시 의 정의역의 원소가 됨을 보일 것이다. 가 의 정의역의 원소가 아니라고 가정하면, 의 정의역에 를 추가한 집합을 정의역으로 가지는 함수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.
여기서 는 의 정의역을 의미한다. 만약 함수 가 acceptable하다면 의 정의에 의해 가 의 정의역의 원소가 아니라는 가정에 모순이 발생한다. 따라서 우리는 함수 가 acceptable함을 보이면 충분하다.
함수 가 조건 1')을 만족함을 보이기 위해 의 정의역과 의 교집합의 원소 를 생각하자. 정리의 조건에서 가 로부터 두 함수 에 의해 freely generated되었다고 하였으므로 는 의 원소가 될 수 없다. 따라서 이며, 이로 인해 가 조건 1')을 만족함은 자명하다.
이제 가 조건 2')을 만족한다는 것을 보이자. 가 의 정의역의 원소임을 가정하자. 만약 라면, 가 acceptable하다는 사실로부터 임은 자명하다. 이제 인 경우를 생각하자. 이때, 정리의 조건에서 가 로부터 두 함수 에 의해 freely generated되었다고 하였으므로 는 단사함수이며, 이로부터 , 임을 알 수 있다. 따라서 다음이 성립한다.
즉, 함수 가 조건 2')을 만족한다. 같은 방법으로 함수 가 조건 3')을 만족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.
함수 가 조건 1'), 2'), 3')을 모두 만족하므로 함수 는 acceptable하며, 따라서 는 의 정의역의 원소임을 알 수 있다.
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가 의 정의역의 원소라면, 역시 의 정의역의 원소가 됨을 쉽게 보일 수 있다. 따라서 의 정의역은 귀납적이며, 이로부터 의 정의역이 임을 알 수 있다.
이제 이러한 가 유일함을 보이자. 이를 위해 조건 1), 2), 3)을 모두 만족하는 두 함수 , 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.
집합 를 로 정의하자. 만약 라면, 이며, 가 귀납적이라면 이 글의 Theorem 2에 의해 가 된다. 따라서 가 귀납적이라는 것을 보이면 조건 1), 2), 3)을 만족하는 가 유일함이 증명된다.
먼저, 임을 보이기 위해 를 생각하자. 과 가 acceptable하고 이 둘의 정의역이 라는 사실로부터 임을 알 수 있다. 따라서 임을 알 수 있으며, 의 선택이 임의적이었으므로 임은 자명하다.
이제 임의의 에 대하여 임을 보이자. 과 가 acceptable하고 이 둘의 정의역이 라는 사실로부터 다음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.
따라서 가 를 함의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. 가 를 함의한다는 사실 역시 위와 비슷한 방법을 통해 증명할 수 있으며, 이로부터 가 귀납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.
따라서 의 유일성이 증명되었으며, 결과적으로 정리가 증명되었다.
사실, 위 정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. 큰 맥락 안에서는 정수론에서 말하는 Recursion Theorem과 본질적으로 같지만 그보다 훨씬 추상화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.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위 정리를 처음 봤을 때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으니 지금 당장 위 정리를 이해하지 못했어도 크게 상심하지는 말자. 다만, 위 정리가 대략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꼭 이해하고 넘어가자. 위 정리가 논리학에서 상당히 중요한 정리 중 하나인 Unique Readability Theorem과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. 또한, 위 정리에서는 인 경우에 대해 다뤘는데, 사실 가 유한집합일 필요는 없으며, 의 원소가 꼭 단항 연산, 이항 연산일 필요는 없다. 보다 일반화된 형태에 대해서는 일차논리에 대해 설명한 후에 다룰 것이다.